칼럼 및 연구자료
개인정보 제3자 제공과 처리위탁의 차이는? 제휴 마케팅·경품 이벤트 판례로 본 구별 기준
기업은 경품 이벤트나 설문조사, 회원가입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개인정보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 문구를 마련했다면, 해당 동의만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휴업체에 제공할 수 있을까요? 개인정보 동의의 효력은 동의서에 법정 고지사항이 기재되어 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행사의 실제 목적이 고객에게 충분히 드러났는지, 고객이 개인정보 처리 내용을 이해하고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는지, 이벤트 참여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사실상 필수로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외부 업체에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경우에는 해당 개인정보 처리가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인지 처리위탁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정보 제3자 제공과 처리위탁은 계약서에 상대방을 어떻게 표시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외부 업체가 개인정보를 누구의 업무와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지, 개인정보를 독자적으로 이용·편집할 권한을 갖는지, 개인정보처리자의 구체적인 지시와 관리·감독을 받는지 등 실제 개인정보 처리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3 판결은 경품행사를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험회사에 제공한 사안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동의의 실질적 요건과 개인정보 제3자 제공·처리위탁의 구별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었고, 해당 판결은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도13694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경품 이벤트 개인정보 동의의 실질적 요건 A회사는 보험회사들과 제휴하여 경품 이벤트로 수집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건당 일정한 대가를 받고 제공하기로 하였습니다. 응모권에는 이름과 연락처뿐 아니라 생년월일, 자녀 수 등을 기재하도록 했고,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 문구도 포함했습니다. 그러나 동의사항은 약 1mm로 기재된 글자로 표시되었으며, 일부 항목을 기재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응모 또는 추첨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제1심과 항소심은 응모권에 보험회사의 명칭, 이용 목적, 제공 항목 등이 기재되어 있고 내용을 확대해 확인할 수도 있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동의 문구의 형식보다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동의를 받은 전체 과정을 살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경품행사의 목적과 개인정보 수집 방식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A회사는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판매하려는 목적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행사를 일반적인 사은행사처럼 진행했습니다. 경품 추첨에 직접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요구하고, 개인정보 수집ㆍ이용 및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참여를 제한한 점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동의를 받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후 파기환송심의 유죄판결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보험회사가 진행한 ‘사전필터링’도 쟁점이었습니다. 하급심은 이를 A회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처리위탁으로 보았지만,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자신의 텔레마케팅 대상자를 선별해 독자적인 영업상 이익을 얻었고,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복사·편집·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A회사의 구체적인 지시나 실질적인 관리·감독도 부족했으므로 보험회사는 수탁자가 아닌 제3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휴 마케팅과 경품 이벤트에서 살펴볼 사항 이 사례는 경품 이벤트를 운영할 때 동의 문구만 갖추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행사 목적과 개인정보 수집 항목이 일치하는지, 선택 동의를 거부해도 참여할 수 있는지, 외부 업체가 누구의 업무와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를 사용하는지를 실제 운영 구조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개인정보 관련 법령과 판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벤트·프로모션 및 제휴 마케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3자 제공 및 처리위탁 관련 쟁점을 검토합니다. 특히 제휴업체의 실제 개인정보 이용 목적과 권한, 기업의 지시·관리·감독 관계, 서비스 운영 구조와 계약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개인정보 제3자 제공과 처리위탁을 구별하고, 이에 필요한 동의 절차와 계약·개인정보 관련 문서가 실제 운영 방식에 부합하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개인정보 제3자 제공·처리위탁 구별 기준|경품.. : 네이버블로그 자주 묻는 질문 Q. 개인정보를 외부 업체에 전달하는 경우, 제3자 제공과 처리위탁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A. 계약 명칭보다 실제 이용 목적과 권한이 중요합니다. 외부 업체가 자신의 영업을 위해 개인정보를 이용하고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복사·편집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를 제공한 기업의 실질적인 지시·감독도 받지 않는다면 처리위탁이 아니라 개인정보 제3자 제공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IT 칼럼] 개발계약이 중도 종료될 때 개발사가 확인할 사항, 대금 정산과 산출물 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는 장기간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이나 요구사항, 일정이 변경되면서 계약의 중도 종료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발사로서는 계약이 완료되기 전에 종료될 경우 그때까지 수행한 개발 업무의 대금과 투입 비용을 어떻게 정산할지, 작성한 소스코드와 산출물을 어디까지 인도해야 하는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계약 내용과 실제 이행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란 일정한 결과물의 완성을 목적으로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을 말하며, 통상 도급계약의 성격을 가집니다. 따라서 계약을 중도에 종료할 수 있는지는 민법상 도급계약에 관한 법리와 함께 계약서에 정한 해지 사유와 절차, 실제 계약관계에서 해당 사유가 발생하였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이때 별도의 통지나 종료 절차를 두고 있다면 그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계약이 중도에 종료되는 경우에는 종료 시점까지 실제로 수행된 개발 업무의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계약상 대금 지급 기준에 따라 개발대금을 정산하고, 미지급 대금뿐 아니라 이미 지급된 금액과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투입한 비용이 있다면 각각의 처리 관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소스코드나 설계자료 등의 산출물은 남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발사는 해당 산출물을 발주자에게 인도해야 하는지, 인도하는 경우 발주자가 이를 어떠한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의 중도 종료에 따른 대금과 산출물 처리는 계약서의 문구뿐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의 진행 경과와 수행 범위를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사업계획이나 요구사항, 일정이 변경되었다면 계약 체결 당시 정한 기준이 현재의 개발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별도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발사로서는 계약 체결 단계부터 해지·해제 사유와 절차, 중도 종료 시 개발대금과 투입 비용의 정산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울러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이미 만들어진 산출물과 소스코드가 남을 수 있으므로, 이를 발주자에게 인도할지와 인도 후 어느 범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할지도 계약에서 명확히 해 두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진행 중 사업계획이나 요구사항 등 계약의 전제가 변경된 경우에는 기존 계약 내용이 현재의 개발 상황과 여전히 맞는지도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의 구조와 실제 프로젝트 진행 경과를 함께 살펴 계약관계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 중도 종료 이후 어떤 쟁점이 남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합니다. 특히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더불어 실제 수행된 업무와 당사자 사이의 이행 관계를 바탕으로 대금 정산과 산출물 처리의 기준을 정리하고, 사안에 적합한 대응 방향을 제시합니다. [IT 변호사] 소프트웨어 개발계약 중도 종료.. : 네이버블로그 자주 묻는 질문 Q. 개발 과정에서 요구사항이나 일정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 내용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나요? A. 사업계획이나 요구사항, 일정이 달라졌다면 기존 계약 내용이 현재의 개발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와 실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법률전문가와 함께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무법인 비트 TIP팀 칼럼] 미공개 원작을 영화로 공개한다면? 원작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전 필수 확인!
저작자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원고나 작품이 제3자에 의해 먼저 공개된 경우, 이후 해당 저작물에 대한 공표권을 다시 행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미공개 원작을 영화·드라마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하여 공개하는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공표권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저작자의 동의 없이 이미 공개된 저작물에 대하여 이후에도 공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저작권법과 일본 저작권법의 차이, 강의안 배포와 같이 어떠한 상태를 공표로 볼 것인지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아울러 미공개 원작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영화나 각색물 등 2차적저작물의 형태로 공개하는 경우 원저작자의 공표권이 어떠한 관계에 놓이는지도 짚어보았습니다. 원작을 2차적저작물의 형태로 제작·공개하는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공표권에 관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미공개 소설·웹툰·시나리오 등을 원작으로 영화·드라마·출판물 등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에 관한 이용허락과 별도로 원작의 공표 여부, 기존 공개에 대한 동의 여부 및 저작인격권 관련 쟁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오승종 고문변호사가 함께하는 법무법인 비트 TIP(Technology, Intellectual Property)팀은 저작물 이용허락, 저작인격권 및 2차적저작물 제작·공개와 관련한 저작권 자문과 분쟁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칼럼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 [법무법인 비트 TIP] 미공개 원작을 영화로 공개한다면? 원작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전 필수 확인! - 플래텀 자주 묻는 질문 Q. 미공개 원작을 영화로 제작하면 원작의 공표권도 확인해야 할까요? A. 미공개 원작을 이용한 2차적저작물 제작·공개 과정에서는 원작의 공표 여부와 저작자의 동의 범위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허락의 내용과 실제 공개 방식에 따라 검토 대상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과 공개 절차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민간위탁기관 직원의 불법행위, 위탁자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까?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은 복지·돌봄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민간기관에 위탁하여 운영합니다. 이때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수탁기관 소속 근로자가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는 위탁자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을까요? 1. 민법 제756조상 사용자책임의 판단 기준 원칙적으로 민법 제756조는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가 피용자의 사무집행으로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사용자책임이라고 합니다. 사용자책임에서 말하는 사용관계는 반드시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관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위임·조합·도급 등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있다면 사용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지휘·감독 관계는 위탁자가 수탁기관 소속 근로자에게 실제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감독하였는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관련 법령과 계약 및 업무 구조에 비추어 위탁자가 객관적으로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2. 다함께돌봄센터 사건의 개요와 법원의 판단 문제가 된 사건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다함께돌봄센터의 운영을 민간 수탁기관에 위탁하였고, 수탁기관 소속 돌봄교사가 수업 중 아동을 성추행하였습니다. 피해 아동과 부모들은 돌봄교사와 수탁기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도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지방자치단체와 돌봄교사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이 없다는 점보다 다함께돌봄센터의 설치·운영 구조와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된 관리·감독 권한을 중심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다함께돌봄센터의 설치·운영 주체였으며, 위탁계약에 따라 수탁기관의 운영실적과 사업계획, 예산 및 결산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관련 서류를 열람하고 필요한 시정조치를 요구할 권한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과 관련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수탁기관과 소속 돌봄교사의 사무집행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돌봄교사 사이에도 민법 제756조 사용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3. 민간위탁에서 위탁자가 확인할 사항 결국 민간위탁에서 위탁자의 사용자책임은 직접적인 고용관계나 실제 업무지시의 유무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위탁업무가 누구의 사무인지, 관련 법령상 설치·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위탁계약에 어떠한 관리·감독 권한이 규정되어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민간위탁을 추진하거나 기존 위탁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은 운영실적 보고, 사업계획 검토, 예산·결산 관리, 서류 열람 및 시정조치 등 관리·감독 절차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에 정한 절차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 일관되게 이루어지는지도 함께 점검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민간위탁에 따른 사용자책임은 위탁계약의 명칭이나 책임 조항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개별 업무의 성격, 관련 법령상 책무, 당사자의 실제 역할과 운영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위탁 구조와 사실관계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민간위탁, 위임, 도급 등 다양한 업무수행 구조에서 발생하는 사용자책임과 손해배상 분쟁을 검토합니다. 계약서의 형식적인 문구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상 업무 주체, 당사자의 법적 지위, 실질적인 지휘·감독 구조와 실제 운영 경위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책임의 성립 가능성과 범위를 검토하고, 개별 쟁점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제시합니다. 민간위탁기관 직원의 불법행위, 위탁자에게도 사.. : 네이버블로그 자주 묻는 질문 Q. 수탁기관 소속 근로자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어도 위탁자가 사용자책임을 부담할 수 있나요? A.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탁자의 사용자책임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탁업무의 성격과 관련 법령상 책무, 위탁계약에 따른 관리·감독 권한 및 실제 운영 구조를 종합할 때 위탁자가 수탁자와 그 소속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었다면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사용 한도를 우회하는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을까?
동시사용(concurrent) 방식으로 판매되는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 한도를 기술적으로 우회하여 약정한 최대 동시사용자 수보다 많이 사용하도록 하는 경우, 저작권법상 ‘일시적 복제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동시사용 방식의 소프트웨어에서 라이선스 한도를 우회하는 보조 프로그램으로 인해 최대 동시사용자 수를 넘어서는 복제가 이루어진 사안에서, 해당 일시적 복제에 독립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아 저작권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오늘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12523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나27205 판결을 거쳐 대법원 2016다20916 판결로 확정된 사건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일시적 복제의 관계, 그리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거래에서 유의할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나요? 이 사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종료하지 않은 채 비활성화하고, 해당 프로그램에 할당된 라이선스만 서버에 반환시키는 방식이 문제되었습니다. 설계용 소프트웨어인 카티아(CATIA)는 ‘동시사용(concurrent)’ 방식으로 라이선스가 부여됩니다. 라이선스 서버가 접속 순서대로 라이선스를 할당하고, 구매한 수량이 모두 소진되면 누군가 라이선스를 반납할 때까지 다른 사용자는 기다려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한 판매대리점이 “라이선스를 추가로 확보해 준다”는 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판매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카티아를 종료시키지 않고 비활성화만 한 채 라이선스를 서버에 반환시키고, 그렇게 반환된 라이선스를 다른 사용자가 새로 할당받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비활성화된 카티아가 완전히 종료된 것이 아니라 RAM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즉, 프로그램은 RAM에 계속 적재된 상태로 남아 있지만 라이선스 서버에는 해당 라이선스가 반환되고, 반환된 라이선스를 다른 사용자가 다시 할당받는 구조였습니다. 이에 따라 약정한 최대 동시사용자 수를 넘어서는 복제가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판매대리점은 이를 “약 20%의 라이선스를 더 구매한 것과 같은 효과”라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RAM에 프로그램이 남아 있는 것도 저작권법상 복제일까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RAM에 프로그램이 적재되는 경우에도 저작권법상 ‘일시적 복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는 ‘복제’의 개념에 일시적 복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저장하거나 별도의 파일로 복사하는 경우뿐 아니라 프로그램을 구동하면서 RAM에 일시적으로 적재하는 경우에도 복제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시적 복제가 모두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작권법 제35조의2는 컴퓨터에서 저작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일시적 복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비활성화된 카티아가 종료되지 않은 채 RAM에 남아 있는 것이 단순히 프로그램의 정보처리를 위해 필요한 복제인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어서는 복제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쟁점이 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조항 일시적 복제가 허용되는 범위와 함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서 어떠한 범위까지 이용을 허락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라이선스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본 계약에 명시된 경우를 제외하고,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어떠한 권리나 라이선스도 최종 사용자에게 허용되지 아니한다.” ►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이용, 즉 최대 수량을 초과하는 복제는 이용허락의 범위 밖이라는 근거가 되는 조항입니다. 이용허락의 범위에는 단순한 ‘사용(use)’뿐 아니라 ‘액세스(access)’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구동하여 액세스하면 RAM에 일시적 복제가 이루어지고, 이러한 복제 역시 약정한 최대 수량의 범위에서 허용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해당 조항과 관련된 법률로는 복제의 개념에 일시적 복제를 포함시킨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와, 일시적 복제를 일정한 범위에서 면책하는 같은 법 제35조의2가 문제 되었습니다. 왜 단순한 라이선스 관리가 아니라 저작권 침해가 문제됐을까요? 핵심은 라이선스를 반환하는 기능 자체보다, 그 결과 약정한 최대 동시사용자 수를 넘어서는 프로그램의 복제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항소심은 비활성화된 카티아를 종료하지 않고 RAM에 남겨 두는 복제가 이용자의 단순한 편의를 위한 것일 뿐,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해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특히 보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기존 프로그램은 RAM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해당 라이선스만 반환되고, 반환된 라이선스를 다른 사용자가 새롭게 할당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하나의 라이선스를 반환한 이후에도 기존 프로그램의 복제 상태가 유지되면서 다른 프로그램이 새롭게 실행될 수 있었고, 사실상 약정한 최대 라이선스 사용 한도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구조에서 “일시적 복제 자체가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경우”는 저작권법 제35조의2에 따른 면책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과 결론 대법원은 동시사용 라이선스에서 최대 라이선스 사용 한도가 유상 거래의 핵심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의 일시적 복제가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시사용 방식에서는 구매한 라이선스 사용 한도에 따라 동시에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집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보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추가 라이선스를 구매하지 않고도 기존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라이선스 판매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해당 일시적 복제가 단순한 정보처리를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보았고, 저작권법 제35조의2에 따라 면책되는 일시적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행위는 저작권자의 일시적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되었고, 이 결론은 1심부터 항소심, 대법원까지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판매한 판매대리점에 대해서는 최종 사용자의 저작권 침해를 방조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거나 사용하는 기업은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이 판결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의 한도를 기술적으로 우회하는 도구가 저작권, 특히 일시적 복제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벤더로서는 이용허락의 범위에 ‘사용(use)’과 ‘액세스(access)’를 함께 규정하고, 명시되지 않은 권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과 최대 라이선스 사용 한도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에 명확하게 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라이선스를 이용하는 기업이나 개발사도 소프트웨어의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실제 작동 방식이 라이선스 통제를 우회하여 약정한 최대 사용량을 넘어서는 결과를 만드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용허락의 범위를 넘어서는 모든 복제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복제가 원활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를 위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편의를 넘어 별도의 경제적 가치를 갖는 이용인지에 따라 저작권 침해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프로그램이 종료되는지, 비활성화된 이후 RAM에 어떠한 상태로 남아 있는지, 라이선스 서버가 언제 라이선스를 반환하고 다른 사용자에게 다시 할당하는지 등 소프트웨어의 실제 기술적 작동방식이 법률 판단과 직접 연결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분쟁은 계약서의 문언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어떠한 방식으로 실행되고 라이선스가 관리되는지를 파악한 뒤, 이를 계약상 이용허락의 범위와 저작권법상 복제의 문제로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EULA)의 설계와 검토, 그리고 저작권 침해와 라이선스 초과사용을 둘러싼 분쟁을 다수 자문해 온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라이선스 정책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침해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과 방어 소송까지,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이용구조와 법률상 이용허락 범위를 함께 검토하여 자문을 제공합니다. 관련 법령 및 판례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제35조의2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가합125231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4나27205 판결 - 대법원 2016다2091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