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시대, 스테이블코인의 구조를 이해하는 첫걸음

Article posted in 2025-08-11 11:41:10 | VEAT

[스테이블코인 시리즈: (1) 기본 구조]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안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정안이 국회 발의되는 등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요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법률 질의가 많아지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와 기반 기술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해야 더욱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법률 자문이 이루어질 수 있겠죠?

이번 칼럼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기술 구조와 유형에 대해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이어지는 다음 칼럼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중 발행량을 기준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테더(USDT)서클(USDC)의 신뢰성과 활용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본격적으로 USDT와 USDC를 살펴보기 전에,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인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을 목적으로 설계된 가상자산입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기존의 가상자산들은 변동성이 극심하여 현실에서는 교환이나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요. 이와는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특정 법정화폐나 자산에 가치가 고정(peg)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가상자산 시장의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글로벌 결제의 수단으로서 사용되는 등 안정성을 바탕에 둔 활용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안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안정성은 특정 자산에 그 가치를 고정함으로써 확보되는데, 이러한 고정의 "기반"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의 기술적 구조가 크게 달라집니다. 주요 기반별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기반별 분류 및 기술 구조

1. 법정화폐 담보형 (Fiat-backed)

법정화폐 담보형은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보편적인 기반 형태로, USDT와 USDC는 모두 법정화폐인 미 달러화에 연동된 가치를 유지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가 담보 자산을 중앙 집중적으로 보관하며, 온체인 토큰 발행량과 오프체인 담보 자산의 양을 일치시켜 가격의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USDT와 USDC 모두 오프체인 담보 방식을 취하고 있어, 실제 법정화폐나 자산은 블록체인 밖의 은행 계좌나 금융기관에 예치되며,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적으로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 감사(Audit)’의 필요성이 강조됩니다.

USDTUSDC는 발행사들이 토큰 발행 및 환매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법정화폐를 입금하면 해당 금액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여 지급하고,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다시 법정화폐로 환전할 때는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법정화폐를 지급합니다. 토큰의 발행과 전송은 블록체인 상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담보 자산의 관리 및 실제 환전 프로세스는 오프체인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점에서, 블록체인 자체의 기술적 안정성보다는 발행사의 운영 및 담보 관리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크게 의존하게 되는데. 해킹이나 은행 파산 시의 뱅크런 등 오프체인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 가상자산 담보형 (Crypto-backed)

가상자산 담보형은 이더리움(ETH), 비트코인(BTC) 등과 같은 다른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여 발행됩니다. 법정화폐 담보형과는 달리 변동성이 큰 담보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담보 자산의 가치 하락에 대비하여,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 가치보다 더 많은 담보가 요구됩니다.(과담보, Over-collateralization).

예를 들어, 사용자는 100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 150달러어치의 이더리움을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하여야 하는데, 이는 담보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의 가격이 급락하여도 스테이블코인의 페그를 유지하여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법정화폐 담보형과 달리 담보 자산 자체가 블록체인 상에 존재하므로, 블록체인의 특성인 투명성과 탈중앙화에 더 가깝다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담보로 사용되는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을 상쇄하기 위해 복잡한 메커니즘이 요구됩니다.

- 청산 메커니즘 (Liquidation Mechanism): 담보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여 담보 비율이 미리 정해진 최소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담보를 강제 청산하여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보전합니다. 이는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많은 암호자산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DAO)에 의해 관리됩니다. 토큰 보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담보 비율, 수수료, 새로운 담보 추가 여부 등 주요 정책 결정을 내립니다.

3. 무담보 알고리즘형 (Algorithmic)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자산에 대한 담보 없이, 복잡한 알고리즘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안정화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이 목표 가격보다 높으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토큰 발행량을 늘려 공급을 증가시키고 가격을 낮춥니다. 반대로 가격이 목표 가격보다 낮으면 토큰을 소각하여 공급량을 줄이고 가격을 높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루나(LUNA)를 들 수 있습니다. 루나에 적용된 세뇨리지(Seigniorage) 모델은 토큰 가격이 목표 가격 이상으로 상승할 때 발생하는 이익(세뇨리지)을 특정 토큰 보유자나 프로토콜에 분배하고, 가격이 하락할 때는 부채 토큰(Bond token)을 발행하거나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손실을 분산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 유지를 위해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경제 모델이 필요한데,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이나 급격한 변동성에는 취약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2022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천문학적 피해를 초래한 테라-루나 사태에서 보듯, 알고리즘 오류나 시장의 대규모 투매 시 통제가 불가능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의 기반별 분류와 작동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USDT와 USDC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법무법인 비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