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크롤링·스크래핑과 데이터베이스권, 기업이 확인해야 할 기준
Article posted in 2026-05-14 17:52:47 | VEAT
데이터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플랫폼, AI,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에서 타사의 데이터베이스(DB)를 크롤링이나 스크래핑 방식으로 수집·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타사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무단으로 추출하거나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9호는 데이터베이스를 소재를 체계적으로 배열하거나 구성하여 개별적으로 접근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한 편집물로 정의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0호는 데이터베이스의 제작·갱신·검증 또는 보충에 인적·물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한 자를 데이터베이스제작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작권법 제93조 제1항은 데이터베이스제작자에게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복제·배포·방송 또는 전송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개된 웹페이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데이터를 자동화 방식으로 대량 수집하거나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는 것이 항상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플랫폼 서비스나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에서는 데이터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 되는 경우가 많아, 타사의 데이터베이스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추출된 부분이 전체 데이터베이스의 ‘상당한 부분’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때 상당한 부분인지는 단순히 복제된 데이터의 양만으로 판단되지 않고, 양적 기준과 질적 기준이 함께 고려됩니다. 양적 기준에서는 복제된 부분이 전체 데이터베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고, 질적 기준에서는 개별 데이터 자체의 가치보다 해당 부분을 제작·갱신·검증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제작자가 투입한 인적·물적 투자 정도를 함께 고려합니다. 따라서 적은 양의 데이터라도 장기간 축적되었거나 지속적인 관리·검증이 이루어진 핵심 데이터라면, 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작권법 제93조 제2항은 개별적으로는 상당한 부분에 이르지 않는 복제라 하더라도, 이를 반복적이거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 체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의 일반적인 이용과 충돌하거나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에는 상당한 부분의 복제 등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한 번에 소량만 수집했다”는 사정만으로 법적 위험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반복적·체계적인 스크래핑이나 크롤링 역시 데이터베이스권 침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IT 기업이나 플랫폼 사업자는 크롤링 또는 스크래핑 기능을 도입하거나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기 전에, 수집 대상 데이터의 성격,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투자 정도, 수집 방식의 반복성·체계성, 활용 목적, 기존 서비스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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