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계약 풋옵션과 투자금 회수, 회사 회생·파산 시 창업자 개인책임 – 서울고법 2025나208984 판결
Article posted in 2026-06-22 15:03:16 | VEAT
스타트업 투자계약에서 풋옵션 조항은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문제는 회사가 회생·파산 등 도산절차에 들어간 경우, 투자자가 회사가 아닌 창업자 개인에게도 주식매수대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번 법무법인 비트 칼럼에서는 ‘회사의 회생·파산과 창업자(이해관계인)에 대한 풋옵션 조항의 유효성’과 관련된 판례인 서울고등법원 2025. 12. 18. 선고 2025나208984 판결(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59259)을 분석해 보고, 실제 투자에서 유의할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본 판례는 흔히 ‘어반베이스 사건’이라고 하여,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와 창업자 개인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문제 된 사건입니다.
- 사안 개요: RCPS 투자계약에서 창업자 개인에게 풋옵션을 행사한 이유
투자자(여신전문금융회사, 원고)는 2017. 11. 한 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1,586주를 약 5억 원(499,843,760원)에 인수하면서,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인 창업자(피고)를 ‘이해관계인’으로 계약에 참여시켰습니다.
그런데 2023. 12. 회사는 투자자와 별도의 협의 없이 서울회생법원에 간이회생절차를 신청했고, 2024. 1. 개시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투자계약은 회사에 회생 등 도산 절차가 개시되면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정해 두었으므로, 투자자는 회사가 아닌 ‘창업자 개인’을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 투자계약서 조항: 회사 회생·파산 시 발동되는 주식매수청구권
주식매수청구권의 상대방과 발동 구조를 정한 제28조 제1항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각 호의 사유가 발견되거나 발생하는 경우 원고는 그 선택으로 C(회사) 또는 피고(이해관계인)에 대하여 원고가 보유하는 C 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수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C 또는 피고는 이를 매수(상환 또는 유상감자를 포함한다)하여야 한다.”
일정 사유가 생기면 투자자가 인수했던 주식 전부를 회사 또는 창업자 개인에게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한 풋옵션 조항입니다. 상대방을 ‘회사 또는 창업자’로 두어 투자자가 둘 중 누구에게 청구할지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 핵심입니다.
이 사건의 발동 사유가 된 제28조 제1항 제7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C에 대한 해산, 청산, 파산, 회생 또는 이에 준하는 절차(워크아웃 등)가 개시되는 경우”
회사에 회생·파산 등 도산 절차가 개시되는 것 자체를 행사 사유로 삼아, 회사가 부실해지면 곧바로 창업자 개인에게 투자금 회수를 청구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매매대금은 ‘투자 원금에 거래완결일부터 연복리 15%를 더한 금액’(제28조 제3항)이며, ‘매수청구서가 도달한 때 매매계약이 성립하고 30일 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제28조 제2항). 창업자의 책임 있는 위반에 대한 ‘위약벌’ 조항(제29조 제3항)은 이와 별도로 두어 성격을 구분했습니다.
- 법원 판단: 창업자 개인에 대한 풋옵션 조항의 효력
창업자는 주주평등·자본충실 원칙 위반, 민법 제103·104조 위반(불공정 약정), 위약벌·손해배상액 예정이므로 감액되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으나, 1심과 2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주주평등 원칙은 주주와 회사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투자자가 이해관계인인 피고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고(대법원 2022다224986 참조), 창업자가 부담하는 대금지급의무는 ‘회사와는 독립적인 의무’여서 회사의 자본을 위태롭게 하거나 출자를 환급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쟁점이 된 투자계약서 제28조 제1항 제7호는 누군가의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회생절차 개시라는 객관적 사실의 발생만으로 투자자의 풋옵션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조항은 채무불이행을 지급사유로 하지 않으므로 위약벌이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지 않아 감액 대상이 아니고, 가산되는 연복리 15%도 ‘이행지체 손해배상금이 아니라 매매대금의 일부’라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계약의 분리가능성 조항에 비추어, 창업자는 회사에 대한 청구가 불가능할 경우 자신이 대금 전부를 부담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풋옵션이 발생하고 2024. 11. 7.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보아, 창업자는 투자자에게 1,252,056,720원(원금에 연복리 15% 등을 더한 금액)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 실무상 시사점: 스타트업 투자계약에서 풋옵션 조항에서 확인할 사항
이 판결은 투자계약상 문구에 따라서는 회사의 경영 실패로 인한 위험까지 창업자 개인의 책임으로 이전하는 풋옵션도 유효하게 작동함을 판시하였습니다.
투자자에게는 회사의 회생·파산 국면에서도 작동하는 강력한 회수 수단이지만, 창업자로서는 ‘이해관계인’으로 서명하기 전에 회사의 경영이 실패할 경우 곧 개인 채무로 연결될 수 있고 그 금액이 귀책과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벤처·스타트업 투자계약의 설계와 투자금 회수 분쟁의 소송 수행을 다수 자문해 온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투자 단계의 조항 설계부터 위반 발생 시의 권리행사·소송 전략까지 처음부터 함께 준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