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의 주식 처분제한(Lock-up 조항) 위반과 투자계약 위약벌 — 서울중앙지법 2024가합100447 판결 분석
Article posted in 2026-07-02 15:45:08 | VEAT
창업자가 약속을 어기고 보유 주식을 몰래 처분했을 때, 투자자는 약정한 위약벌(인수대금의 20%)을 전부 받을 수 있을까요? 위약벌은 일반적인 손해배상액 예정(위약금)과 달리, 의무 위반 자체에 대한 제재금으로 손해배상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어 훨씬 강력한 효력을 갖습니다.
'창업자의 주식 처분제한 위반과 위약벌'과 관련된 판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4. 선고 2024가합100447 판결을 통해 실제 투자 시 유의할 점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사건개요 — 사전동의 없는 지분 15.8% 처분과 위약벌 청구
여러 벤처펀드가 한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면서, 창업자 등 '이해관계인'은 상장 전 투자자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는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없도록 약정했습니다(처분 시에는 투자자에게 미리 알려 우선매수권·공동매도권 절차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창업자(피고)는 투자자에게 동의를 받거나 우선매수권을 통지하지 않은 채, 2023. 4.~7. 사이 9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의 약 15.8%(67,500주)를 임의로 처분하여 약 7억 원(706,500,000원)의 이익을 얻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인수대금의 20%에 해당하는 위약벌을 청구했습니다.
2. 쟁점이 된 투자계약 조항 — 주식 처분제한과 위약벌 규정
창업자가 위반한 처분제한 조항(특약사항 제2조)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해관계인은 … 투자자의 사전 서면 동의가 없으면 본 조, 본 특약사항 제3조(투자자의 우선매수권) 및 제4조(투자자의 공동매도권) 등에서 정하는 제한 하에서만 그 소유의 회사 발행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 이전, 매각, 담보제공 기타 일체의 처분을 할 수 있다."
창업자가 상장 보유 주식을 함부로 팔아 지분구조·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처분 전 반드시 투자자의 동의를 받거나 우선매수·공동매도 절차를 거치도록 한 조항입니다.
위반 시 적용되는 위약벌 조항(제15조)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투자자는 … 회사 또는 이해관계인이 … 특약사항·확약사항·기타 의무사항을 위반한 경우 … 위약벌로 본건 인수대금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위약벌의 액수는 어떠한 경우에도 감액될 수 없다."
이는 회사 또는 이해관계인이 의무를 어기면 인수대금의 20%를, 그것도 '어떠한 경우에도 감액 없이' 물도록 하여 약속의 이행을 강제한 조항입니다. 이와 별도로 우선매수권 조항(제3조)에는 처분으로 투자자가 입은 차액 손해를 따로 배상하게 한 산식도 있었습니다.
3. 법원 판단 — 투자계약 위약벌 약정의 유효성과 일부 무효 판단
법원은 창업자의 처분제한 위반 자체는 인정했고, '이 계약이 약관이라 무효'라는 주장도 펀드별 개별 협의로 체결된 개별약정이라며 배척했습니다. 다만 위약벌의 효력에는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대법원 92다46905 등)를 적용했습니다.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는 그 내용이 다르므로 …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는 없고, 다만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
이 기준에서 법원은 처분 주식 수·경위를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인수대금의 15~20%를 물리면서 절대적 감액불가까지 정한 점, 투자자들의 우월적 지위, 실제 손해와 무관하게 징수되는 점, 처분된 주식이 창업자 보유분의 15.77%에 불과해 경영권 개입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은 점, 창업자가 부당해고 후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처분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창업자가 주식을 처분하여 얻은 이익의 50%를 초과하는 부분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처분이익의 50%인 353,250,000원만 위약벌로 인용되었습니다(청구액은 약 21.6억 원이었습니다). 본 사건은 항소 여부 및 결과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4. 결론 및 시사점 — 투자계약 위약벌 조항 설계 시 유의할 점
'어떠한 경우에도 감액되지 않는다'고 정한 위약벌이라도, 실제 손해나 위반자가 얻은 이익에 비해 과도하면 법원이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무효로 정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로서는 위약벌 수준을 위반의 경중·이익 규모와 연동되도록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처분 차액배상 등 손해 전보 조항을 함께 두는 것이 오히려 회수의 실효성을 높이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벤처·스타트업 투자계약의 설계와 투자금 회수 분쟁의 소송 수행을 다수 자문해 온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투자 단계의 조항 설계부터 위반 발생 시의 권리행사·소송 전략까지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