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동의권 위반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창업자도 위약벌을 부담할까 ?

Article posted in 2026-07-09 17:22:59 | VEAT

투자계약에서 투자자의 사전 동의 없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거나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이는 투자자 동의권 위반으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에서 이러한 사유를 위약벌 발생 사유로 정하고, 회사와 창업자 또는 대주주가 투자자에게 위약벌을 연대하여 지급하도록 한 경우에는 책임 주체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그렇다면 회사에 대한 위약벌 조항이 주주평등 원칙이나 자본충실 원칙에 반하여 무효가 되는 경우, 함께 서명한 창업자 개인의 책임도 함께 사라질까요?

대법원은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24986 판결에서 회사의 위약벌 채무와 창업자 개인의 위약벌 채무를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회사의 책임은 무효가 될 수 있지만, 창업자가 ‘연대하여 지급’​하기로 한 책임은 독립적인 연대채무로서 유효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1. 사건의 배경: 투자자 동의권 위반으로 문제 된 회생절차 개시

13인의 투자자는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한 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 이른바 RCPS에 투자했습니다. 당시 투자계약에는 ‘투자자의 서면동의 없는 회생절차 개시’​를 위약벌 사유로 정하고, 그 경우 회사와 이해관계인인 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연대하여 위약벌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3월, 회사의 다른 주주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고, 같은 해 8월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투자자 동의권 위반으로 위약벌 사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회사와 창업자를 상대로 위약벌을 청구했습니다.

 

2. 문제 된 투자계약 조항: 위약벌과 ‘연대하여 지급’ 의무

위약벌의 지급 주체를 정한 제25조 제1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 계약 제24조의 주식매수청구권과는 별도로, 다음 각 호의 사유 발생 시에 ‘회사’와 ‘이해관계인’은 ‘인수인(투자자)’에게 위약벌로 … 연대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즉, 회사가 부실해질 위험이 큰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회사와 창업자가 함께 투자자에게 위약벌을 지급하도록 한 조항이었습니다.

특히 동의권 위반 사유와 위약벌 산식을 정한 같은 항 제6호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주식인수인의 서면동의 없는 회생절차의 개시신청이 있거나 회생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이 사건 회사와 피고가 연대하여 주식인수인에게 위약벌로 주식 1주당 취득가격과 그 금액에 대하여 발행일로부터 상환일까지 연복리 10%를 적용한 이자금액의 합계액을 지급한다.”

투자자 동의 없이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투자 원금에 연복리 10% 이자를 더한 금액을 위약벌로 지급받도록 한 것입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는 효과를 갖는 조항이었습니다.

한편 같은 투자계약의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인 제24조 제7항에서는 표현을 달리하여 ‘연대보증’​이라고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경우 피고는 자신이 지정한 제3자가 부담하는 주식매수의무를 연대보증한다.”

이처럼 같은 계약 안에서 한 조항은 ‘연대보증’이라고 표현하고, 위약벌 조항은 ‘연대하여 지급’이라고 표현한 차이가 이 사건의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되었습니다.

 

3. 쟁점: 회사의 위약벌 채무가 무효이면 창업자 책임도 사라지는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회사의 위약벌 채무가 무효인 경우, 창업자 개인의 위약벌 채무도 함께 무효가 되는지​였습니다.

창업자 측에서는 회사의 위약벌 채무가 무효라면, 창업자의 책임도 회사 채무에 종속되는 보증책임에 불과하므로 함께 소멸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보증채무라면 주채무가 무효일 때 보증채무도 원칙적으로 효력을 잃기 때문입니다.

반면 투자자 측에서는 창업자가 단순한 보증인이 아니라, 투자계약상 회사와 연대하여 위약벌을 지급하기로 한 독립적인 채무자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창업자의 책임을 연대보증책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회사 채무와 별개인 독립적 연대채무로 볼 것인지에 있었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회사 책임과 창업자 개인 책임은 다르다

대법원은 위약벌 채무를 회사가 부담하는 부분창업자 개인이 부담하는 부분으로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먼저 회사가 부담하는 위약벌 채무에 대해서는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회사에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다른 신청권자의 신청으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까지 투자금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하게 되면, 특정 주주에게 다른 주주에게는 없는 우월한 권리를 부여하는 결과가 됩니다. 또한 배당가능이익이 없음에도 회사 재산으로 사실상 출자를 환급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회사의 위약벌 채무가 주주평등 원칙과 자본충실 원칙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주주 전원이 동의하였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창업자 개인이 부담하는 위약벌 채무에 대해서는 회사의 책임과 별개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주평등 원칙은 주주와 회사 사이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따라서 주주와 이사 개인 또는 대주주 개인 사이의 별도 약정에까지 직접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투자계약에 창업자를 이해관계인으로 참여시킨 취지는 회사의 자력 부족이나 회사 채무가 무효가 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창업자 개인이 별도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문언상 창업자의 책임은 ‘연대보증’이 아니라 ‘연대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같은 계약의 다른 조항에서 ‘연대보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위약벌 조항의 창업자 책임은 회사 채무에 종속되는 보증채무가 아니라 독립적인 연대채무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회사의 위약벌 채무가 무효라면 부종성에 따라 창업자의 채무도 소멸한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후 사건은 환송 후 화해로 마무리되었고, 창업자가 투자자들에게 각 투자금 상당액, 예컨대 일부 투자자에 대해서는 약 1억 6,9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리되었습니다.

 

5. 투자계약 작성 시 체크해야 할 위약벌 조항

이 판례에서 특히 주의해서 보아야 할 투자계약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동의권 위반 사유의 범위입니다. 회생절차 개시신청처럼 회사의 존립이나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를 투자자의 사전 동의사항으로 둘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위반 효과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에 귀책이 없는 사유까지 위약벌로 연결하면, 회사에 대한 청구 부분은 무효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위약벌 지급 주체입니다. 회사만 위약벌 지급 주체로 둘 경우, 그 조항은 주주평등 원칙과 자본충실 원칙에 반하여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창업자나 대주주가 개인 자격으로 별도의 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한 경우에는, 회사 채무와 분리된 독립 채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연대보증’인지 ‘연대하여 지급’인지의 문언​입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같은 계약 안에서 한 조항은 ‘연대보증’이라고 쓰고, 위약벌 조항은 ‘연대하여 지급’이라고 쓴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창업자 책임을 회사 채무에 딸린 보증책임으로 둘 것인지, 회사 채무와 별개의 독립적 연대채무로 둘 것인지가 문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넷째, 회사 채무가 무효가 될 경우를 대비한 구조입니다. 투자금 회수 보장 조항은 회사에 대해서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해관계인의 독립 책임, 주식매수청구권, 담보, 콜옵션·풋옵션 구조 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창업자 입장에서는 ‘이해관계인’으로 서명하는 순간 회사의 책임과 별개로 개인 재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6. 결론: 위약벌 조항의 문언이 창업자 개인 책임을 가른다

회사를 상대로 투하자본의 회수를 보장받는 형태의 위약벌 조항은 주주평등 원칙과 자본충실 원칙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창업자나 대주주를 이해관계인으로 참여시켜 ‘연대하여 지급’​하도록 정한 경우에는, 투자자와 개인 사이의 별도 약정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수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항 설계가 중요하고, 창업자 입장에서는 이해관계인으로 서명하는 조항이 단순한 형식인지, 아니면 개인 책임을 발생시키는 독립 채무인지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ㅜ 양측 모두 투자계약상 이해관계인의 책임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일 것 입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벤처·스타트업 투자계약의 설계와 투자금 회수 분쟁에 관한 자문 및 소송 수행 경험을 갖추고 있습니다. 투자 단계의 조항 설계부터 위반 발생 시 권리행사와 분쟁 대응까지 함께 준비하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투자자 동의권을 위반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창업자가 항상 위약벌을 부담하나요?

A.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투자계약에서 창업자가 단순한 연대보증인이 아니라 ‘회사와 연대하여 위약벌을 지급한다’​고 정한 경우, 창업자의 책임은 회사 채무에 종속되는 보증채무가 아니라 독립적인 연대채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회사에 대한 위약벌 청구가 주주평등 원칙이나 자본충실 원칙상 무효가 되더라도, 창업자 개인에 대한 청구는 별도로 유효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