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 용역대금은 정액급일까, 투입인력 실적정산일까?|대법원 97다45259
Article posted in 2026-07-31 10:29:00 | VEAT
소프트웨어 개발·공급계약의 용역대금은 반드시 미리 정한 금액으로 지급해야 할까요? 아니면 개발사가 실제로 투입한 인력과 기간을 기준으로 정산할 수도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 통상 도급계약의 형태로 체결되더라도 반드시 정액급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 산출내역서, 제안서, 과업지시서 등에서 실제 투입인력을 기준으로 용역대금을 정산하기로 정했다면 그 약정에 따라 대금이 산정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용역계약의 법적 성질과 용역대금(개발비) 산정이 정면으로 문제된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45259 판례를 분석해보고,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계약 및 IT 개발 거래에서 발주사와 개발사가 각 유의할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 대법원 97다45259 판결은 어떤 사건이었나요?
해당사안은 고속도로 교통관리시스템(FTMS) 구축 사건입니다(대법원 97다45259).
해당 사안의 경우 한국도로공사는 사단법인 A에게 교통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관리 용역을 맡기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용역계약은 총 용역을 ①총 용역금액 금 3,800,000,000원, ② 총 용역기간 600일간으로 하는 내용으로 체결되었습니다.
이 계약이 일반적인 용역계약과 달리 특이한 점은, 그 용역대금이 투입 인력의 실적에 따라 정산되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A는 이러한 특수 구조를 악용하여 직원이 입국조차 하지 않은 해외기술자가 국내에서 근무한 것처럼 공정현황을 허위로 작성하여, 계약상 105.86인/월보다 71.04인/월이나 많은 176.90인/월이 투입된 것처럼 대금을 청구하고 계약대금을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이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어 A가 과다지급 받은 624,122,614원의 반환이 문제되자, A는 “정산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 쟁점이 된 계약 조항은 무엇이었나요?
“외국인이 본 과업에 참여하는 경우 한국 상주를 원칙으로 하며 본국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홈 오피스(home-office) 근무가 불가피할 시 홈 오피스 근무에 대한 인력계획을 제안서상에 상세히 작성하여야 하며 계약 후에도 홈 오피스 근무 요청서를 피고 감독원에게 제출, 승인을 받아야 홈 오피스 근무가 가능함(사단법인 A에게 제공된 과업제안서 작성을 위한 추가 세부지침)
한국도로공사가 사단법인 A에게 제공한 세부지침에 따르면 외국인이 본 과업에 참여하는 경우 한국 상주를 원칙으로 하며 부득이 본국에서 근무하더라도 사전에 한국도로공사 감독원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여 해외기술자의 인력투입에 대하여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투입 여부를 점검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① 해외기술자 투입일수에 해당하는 해외기술자가 국내에서 근무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마치 국내에서 근무한 것처럼 허위의 공정현황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습니다.
② 사단법인 A는 본국에서 근무하는 것과 관련하여 한국도로공사의 사전승인도 받지 아니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계약 검토에 따라, 법원은 사단법인 A가 한국도로공사에 대하여 해외기술자의 홈 오피스 근무에 대한 직접인건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함과 아울러 부가적 판단으로 사단법인 A의 주장과 같은 해외기술자의 투입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소프트웨어 개발·공급계약의 보수 지급방식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나아가, 법원은 소프트웨어의 개발·공급계약이 통상 도급계약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수급인이 그 일을 완성하면 미리 확정된 용역의 대가를 전액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임은 인정하지만, 모든 소프트웨어의 개발·공급계약이 그 성질상 반드시 정액급의 보수 지급방식을 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개별계약의 구체적인 약정에 따라 얼마든지 보수지급의 방식을 달리하여 실제로 투입한 인력의 실적에 따라 그 용역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경우 해외기술자 대금은 실제 투입 실적에 따라 정산하는 약정으로 해석하였습니다. 따라서 사단법인 A가 허위 공정현황으로 받아간 624,122,614원은 반환 대상이고,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홈오피스 근무분은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1심·항소심·대법원 모두 개발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채무부존재확인 기각).
- 판결의 결론 및 시사점
소프트웨어 개발대금 청구권의 존부와 관련하여서는 개발대금 지급 구조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발대금 지급 구조를 정확히 정립 및 해석하기 위해서는 계약상 문구의 해석과 관련 법리에 대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발주사 및 개발사는 각 이하와 같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주사 유의사항]
일을 완성하면 미리 확정된 용역의 대가를 전액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력투입형과 같이 실적정산 방식의 대금지급 구조로 설계한 계약이라면 다음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 산출내역서 등 투입실적을 검증할 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 필요한 경우 사전 승인 절차 등을 명확히 규정하여야 합니다.
[개발사 유의사항]
개발사 또한 보수 방식(정액 vs 실적)을 계약서에 명확히 하고, 개발비를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때는 ‘실제 투입비용’(인건비·투입공수 등)을 입증할 자료를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허위 공정보고는 과다지급금 반환은 물론 형사 문제로도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비트의 소프트웨어 개발·SI 용역계약 자문
법무법인 비트는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최성호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IT·소프트웨어 개발 및 SI 용역계약의 보수구조 설계와 용역대금·개발비 분쟁에 관한 법률자문과 소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개발 업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계약서의 보수·정산 조항 설계부터 분쟁 발생 시 용역대금 청구 및 방어에 이르기까지, 해당 계약의 구조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맞는 대응방안을 함께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Q.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은 원칙적으로 정액급 계약인가요?A. 통상 도급계약 형태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정액급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계약 약정에 따라 실제 투입인력 기준으로 용역대금을 정산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