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 완료 전 계약 해지하면 기성고·개발비는 반환받을 수 있을까? 판례 3건 분석

Article posted in 2026-09-09 13:14:21 | VEAT

개발이 끝나기 전에 계약이 깨졌다면, 그동안 만든 만큼의 대금은 받을 수 있을까요? 또는 발주사는 이미 지급한 개발비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 완성 전에 종료되었다고 해서 개발사가 항상 보수를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물이 상당 부분 완성되어 약간의 수정·보완만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면 개발사는 완성한 부분에 대한 기성고 보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 기능만 구현된 프로토타입 수준으로 사실상 미완성 상태라면 기성고가 인정되지 않고, 이미 지급받은 개발비를 전액 반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7932 판결과 그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018224 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가단149881 판결을 살펴보고, 세 사건의 결론이 달라진 이유와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에서 유의할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어떤 사건이었나요?

  • 완성도 87.87%였던 첫 번째 사건
    첫 번째 사건은 서울민사지방법원 93가합40374 판결, 서울고등법원 94나16740 판결을 거쳐 대법원 95다7932 판결로 확정된 사건입니다.
    개발사는 발주사의 업무처리 프로그램을 개발·공급하고 시험가동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발주사는 수주번호가 입력되지 않는 등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개발사의 수정·보완 제의를 거부하였고, 개발사로부터 계약상 지위를 넘겨받은 회사에 대해서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므로 상대하지 않겠다”며 계약 해제를 통보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87.87%로 평가되었습니다.
     

  • 완성도 81.9%였던 두 번째 사건
    두 번째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018224 판결입니다.
    개발사는 개발비 4,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하고 수정·보완을 거쳐 APK 파일과 배포 일정까지 통지했습니다. 그런데 발주사가 돌연 계약 해제를 통지했고, 당시 결과물의 완성도는 81.9%였습니다.
     

  • 프로토타입 수준에 그친 세 번째 사건
    세 번째 사건은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가단149881 판결입니다.
    발주사는 eSIM 판매용 소프트웨어 3건의 개발을 맡기면서 검수도 하기 전에 대금 합계 229,970,000원​을 모두 미리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개발사가 보내온 결과물은 일부 기능만 구현된 프로토타입 수준이었고, 키오스크 프로그램은 아예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2. 소프트웨어 개발이 끝나지 않았다면 기성고를 받을 수 없을까?

세 사건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 완성 전에 종료된 경우 개발사가 그때까지 완성한 부분에 대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대법원 95다7932 사건에서는 프로그램의 미완성 부분과 전체적인 완성도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되었습니다.

“시험운용단계 5.32%, 교육시스템 검수 및 인계단계 5.04%, 시스템운용단계 1.51%, 프로그램 수정단계 0.26%의 미완성 부분이 있어 전체적으로 87.87%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87.87%의 완성도가 기성 보수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018224 판결에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거의 완성되어 약간의 보완을 가하면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인데도 도급인이 … 수정·보완 제의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완성하지 못한 수급인은 기성 부분의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

따라서 결과물이 거의 완성되어 약간의 보완으로 사용할 수 있고, 발주사가 개발사의 수정·보완 제의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개발사가 완성한 부분에 대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3. 법원은 세 사건을 어떻게 판단했을까?

첫 번째 사건에서 법원은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87.87%에 이르렀고 발주사가 보완 제의를 거부하여 신뢰관계가 끊어진 점을 들어 기성 보수를 인정했습니다.

소프트웨어 대금 66,539,000원에 완성도를 적용한 금액에서 이미 지급된 17,424,000원을 뺀 41,043,819원​이 인정되었습니다. 발주사는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받지 못했다거나 손해를 상계한다는 항변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발주사 측의 협조의무 위반이 지적되었습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도 법원은 결과물의 완성도가 81.9%이고 약간의 보완만 거치면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기성고를 인정했습니다.

용역대금 총액 49,5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에 완성도를 적용한 40,540,500원에서 개발사가 이미 지급받은 34,650,000원을 제외한 5,890,500원​이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발주사가 반소로 청구한 개발비 환불, 즉 원상회복 청구는 이행을 최고하는 등 적법한 해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세 번째 사건의 결론은 달랐습니다.

결과물이 일부 기능만 구현된 프로토타입 수준의 사실상 미완성 상태였고 키오스크 프로그램은 아예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기성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개발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 해제와 원상회복을 인정하였고, 개발사는 발주사가 미리 지급한 229,970,000원 전액을 반환​하게 되었습니다.

 

4. 세 판례 비교: 무엇이 결론을 갈랐을까?

세 사건을 한눈에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판례 결과물 상태 주요 사정 법원의 판단
대법원 95다7932 판결 및 하급심 완성도 87.87% 발주사가 수정·보완 제의를 거부 기성고 인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018224 판결
완성도 81.9%,
약간의 보완으로 사용 가능
발주사의 적법한 계약 해제 요건도 문제됨 기성고 인정,
개발비 반환 청구 기각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가단149881 판결
일부 기능만 구현된 프로토타입 수준,
키오스크 프로그램 미구현
사실상 미완성 상태 기성고 불인정,
개발비 전액 반환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결과물의 완성도와 실제 사용 가능성이었습니다.

다만 위 판례를 두고 ‘80% 이상 개발되면 기성고가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결과물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 남은 작업이 어느 정도인지, 개발사가 수정·보완할 수 있었는지, 발주사가 이를 거부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발주사가 개발계약을 종료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발주사로서는 단계별 검수 기준과 산출물의 정의를 계약서에 분명히 정해 두고, 검수 전의 선지급은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개발대금을 먼저 지급한 상태에서 결과물이 계약상 요구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미 지급한 개발비를 반환받기 위한 별도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을 해제할 때에는 이행 최고 등 적법한 절차를 갖추어야 합니다. 앞서 본 두 번째 사건처럼 적법한 해제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이미 지급한 개발비의 반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을 종료하기 전에 현재 개발 상태와 수정·보완 가능성, 계약서상 검수 기준과 해제 요건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6. 개발사가 기성고를 청구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개발사로서는 완성도와 기성고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소스코드와 산출물, 감정에 대비한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분쟁에서는 개발사가 어느 부분까지 완성했는지, 남아 있는 작업이 무엇인지, 수정·보완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검수와 지급을 연동한 분할 지급 구조를 계약에 반영하여 위험을 나누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7. 결론 : 개발 완성률보다 결과물의 실제 상태를 살펴봐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 완성 전에 종료되었다고 해서 개발사가 항상 기성고를 받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발주사가 이미 지급한 개발비를 항상 전액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앞서 살펴본 사건에서는 87.87%와 81.9%까지 완성되어 약간의 보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과물에 대해서는 기성고가 인정된 반면, 일부 기능만 구현된 프로토타입 수준의 사실상 미완성 결과물에 대해서는 기성고가 인정되지 않고 개발비 전액 반환이 인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이 중도에 종료되었다면 단순한 개발 진행률만 볼 것이 아니라 결과물의 완성도와 실제 사용 가능성, 수정·보완 가능성, 계약 종료 경위와 적법한 해제 절차​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의 검수·기성·해제 조항 설계와 계약이 중도에 끝난 뒤의 기성고 정산 및 대금반환 분쟁을 다수 수행해 온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완성도 감정 대응부터 권리행사와 소송 전략까지 처음부터 함께 준비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 소프트웨어 개발이 80% 정도 완료되면 개발비의 80%를 받을 수 있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판례에서는 완성도 87.87%와 81.9%인 소프트웨어에 대해 기성고가 인정된 사례가 있지만, 특정 완성률 자체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결과물이 약간의 수정·보완만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핵심 기능이 구현되어 있는지, 남은 작업이 어느 정도인지, 발주사가 개발사의 수정·보완 제의를 거부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 발주사가 소프트웨어 개발계약을 해제하면 이미 지급한 개발비를 전액 돌려받을 수 있나요?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개발비 전액 반환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물이 상당 부분 완성되어 기성고가 인정된다면 해당 부분의 보수는 개발사에게 귀속될 수 있습니다. 반면 결과물이 일부 기능만 구현된 프로토타입 수준의 사실상 미완성 상태이고 적법한 계약 해제가 인정된다면 이미 지급한 개발비 전액의 반환이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 개발 결과물에 문제가 있으면 발주사가 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계약 내용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이행 최고 등 적법한 계약 해제 요건과 절차를 갖춰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018224 사건에서는 발주사가 적법한 해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개발비의 반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계약 해제를 통보하기 전 현재 개발 상태와 수정·보완 가능성, 계약서상 해제 요건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