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타인의 등록상표나 등록디자인, 유명 표장을 NFT로 제작하면?

Article posted in 2022-01-27 10:13:14 | VEAT

 

타인의 등록상표나 등록디자인, 유명 표장을 카피한 후 민팅(Minting)해서 NFT로 제작하는 것이 허용될까요?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인 미국의 화가 앤디 워홀(Andy Warhol)은 '캠벨 수프 캔'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그려 유명해졌습니다. 앤디 워홀의 작품에는 '캠벨'이라는 상표가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타인의 상표를 허락을 받지 않고 모티브로 사용해서 작품으로 제작하는 것이 허용될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민팅해서 NFT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은 어떨까요?

출처 : 구글 이미지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3/34/Campbells.jpg

등록상표나 등록디자인, 또는 타인의 저명한 표장이나 초상, 이름 등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한 NFT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NFT를 권리자 허락 없이 거래소에 올리게 되면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셔야 합니다. 특히 창작성이 없어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콘텐츠라 하더라도 상표등록이 되어 있거나 저명표장인 경우에는 주의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요 기관 및 단체의 로고나 심볼(symbol), 문양, 문장 등은 창작성은 없지만 상표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림픽 오륜마크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설사 상표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저명표장으로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 또는 영업임을 표시한 표지(標識)(상품 판매·서비스 제공방법 또는 간판·외관·실내장식 등 영업제공 장소의 전체적인 외관을 포함)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NFT를 제작하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병의 모양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형상이므로, 이 모양을 함부로 이용한 콘텐츠를 NFT로 제작한다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나 상표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샤넬이나 루이비똥 로고, 버버리 문양, 닥스 문양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상표권 침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상표를 사용한 것이 상표권 침해가 되기 위해서는 그 사용이 '상표적 사용'이어야 합니다. 

상표적 사용이란 무엇일까요?

상표의 본질적 기능은 ‘출처표시기능’입니다. 즉, 그 상품의 출처, 즉 제조원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상표의 본질적 기능입니다. 감자스넥 ‘포카칩’의 상표권은 ㈜오리온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자스넥에 ‘포카칩’이라는 상표가 붙어 있으면 그 제품의 출처, 즉 제조원이 ㈜오리온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오리온에서 제조한 감자스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포카칩’이라는 상표를 붙이면 출처를 오인시켜 그 상표가 가지고 있는 ‘출처표시기능’을 손상하게 됩니다. 이때 비로소 상표권 침해가 됩니다. 즉, 상표를 출처(제조원)표시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상표적 사용’이고, 허위로 상표적 사용을 하는 것이 바로 상표권 침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표를 사용했지만 ‘상표적 사용’이 아닌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 

예를 들어 A출판사가 ‘수학의 정석’이라는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A출판사가 아닌 다른 B출판사가 수학책을 출판하면서 ‘수학의 정석’이라고 상표를 붙이면 상표권 침해가 됩니다. 마치 그 수학책이 A출판사에서 나온 것처럼 출처를 오인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학강사 C가 A출판사에서 출판된 ‘수학의 정석’ 책을 기본교재로 해서 동영상강의를 촬영하고,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수학의 정석 제1강’이라고 강의영상 제목을 붙이는 것은 상표권 침해일까요? 그 경우에는 비록 상표를 사용했지만 상표권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동영상강의에 ‘수학의 정석’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그 동영상강의를 A출판사가 제작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 아니라, 그 동영상강의가 ‘수학의 정석’ 책을 기본교재로 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수학의 정석’이라는 상표를 출처(제조원)표시, 즉 상표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C의 상품(인터넷강의)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한 것일 뿐입니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리눅스’라는 명칭은 A라는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서적의 상표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A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B는 리눅스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주는 책을 저술해서 ‘리눅스 내가 최고야’라는 제목을 붙여 출판하였습니다. B는 A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일까요? 침해가 아닙니다. B가 ‘리눅스’라는 명칭을 제목으로 사용한 것은 자신의 책이 A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책의 내용이 ‘리눅스 사용법’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리눅스’라는 명칭을 ‘출처표시’, 즉 ‘상표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제품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므로 상표권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실제로 많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어떤 콘텐츠를 민팅해서 NFT 거래소에 올리면서, 그 메타정보에 누군가의 상표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 사용이 상표적 사용이 아니라 콘텐츠의 내용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상표권 침해의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처 혼동이 없었는데도 상표권 침해가 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은 다음 칼럼에서 이어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법무법인 비트 고문 변호사 오승종  드림